불안한 사람들(1) - 프레드릭 배크만

반응형
    728x90
    반응형

    2021년 11월 7일 일요일 - 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저.

    1일차 110page 까지.

    오늘을 시작으로 책읽기를 시작한다.

    가장 처음 내가 읽어내려간 책은 프레드릭 배크만 저자의 "불안한 사람들" 이다.

    이 책의 소개

    인질극은커녕 자전거 도둑도 없는 작은 도시으이 제야 전날.

    권총을 든 강도가 은행에 침입해 단돈 6천5백 크로나를 요구한다.

    애석하게도 그곳은 현금이 없이 운영되는 은행이었고,

    경찰이 출동하자 당황한 강도는 얼떨결에 옆 오픈하우스로 들어가는데...

    겁 많은 은행강도와 한마디도 지지 않는 인질들의 하루는 어떻게 끝날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와 아들, 은행강도 그리고 인질들

    이렇게 인물들이 등장하고 저자는 인물들간의 스토리를 통해 불안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써내려간다.

     

    매일매일 가슴에 스며드는 글을 기록하고 생각을 남겨두려한다. 내 마음이 망각하지 않도록

    01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어떤 말로 관심을 표현하는게 좋은지 잘 모른다. 하고싶은 말이 "네가 힘들어하고 있는 거 안다"뿐일 때 과연 어떤말을 할 수 있을까.
     젊은 경관이 서 있던 자리에 빨간 자국이 남았다. 신발 밑창에 아직까지 피가 뭍어 있는데 모르는 것이다. 고참 경관은 천에 물을 적셔 바닥을 꼼꼼히 닦는다. 손가락이 떨린다. 젊은 경관은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고 정말 괜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참 경관은 절대 괜찮지 않다. 아직은 그렇다.
    - 불안한 사람들 36page 에서-

     선배와 후배사이. 친구와 친구사이. 연인사이. 부부사이 모두 이럴때가 수도없이 많이 있다. 상대가 힘들어보이지만 우리는 모두 '척' 하며 살아가는게 너무나 익숙해져있다. 괜찮은 척, 행복한 척, 다 아는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사랑하는 척, 사랑하지 않는 척. 그렇게 '척' 하며 살아가나가 나 스스로에게도 '척' 하며 나 스스로를 숨기는 경우도 있다.

     주변의 누구에게, 내가 아끼는 사람이 힘들어 보이고 지쳐보일때 가장 흔하게 하는 말이 있다.

      힘들지? 힘들어도 힘내!

     듣는 사람의 입장은 힘이 안나는데. 나는 내 모든 힘을 다해서 버티고 있는데 힘을 내란다. 그 말이 그렇게 듣기 싫고 짜증이 났는지 모른다. 공부하기 힘들때 부모님이 힘내라고 해줄때 그렇게 부모님에게 짜증늘 냈었는지 모른다. 아내가 힘내라고 할 때 귓등으로 흘리고 "어. 그래 고맙네" 무미건조하게 지나쳐 버렸는지 모른다. 그런데 말을 해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큰 힘을 내어 말해주었을까? 나도 힘든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니까 '안 힘든 척' 하고 무슨말이든 해주고 싶은데 하고싶은 말이 "힘내" 한마디밖에 생각이 안날때. 얼마나 답답했을까? 나 또한 힘내라는 한마디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 그렇게 답답했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힘들어 하는데 힘들지 않은 척, 아픈데 아프지 않은 척 하고 넘어가는게 그렇게 마음이 아팠는데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상대방이 얼마나 야속했었는가?

     

    02
     어른이 되는 것이 끔찍한 이유는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이 없고, 앞으로는 스스로 모든 일을 처리하고 세상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때닫는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또 다른 폭탄이 위에서 쏟아질 것이기에, 우리는 여유롭게 생각하거나 숨을 돌리지 않고 그냥 일어나서 그 산더미를 헤치고 나아가기 시작한다.

     어른이 되고싶었다. 어른이되면 부모님처럼 거대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어린 나에게 부모님의 모습은 이 세상 전부보다 커보였기에 나도 어른이 빨리 되고싶었다.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어린아이가 되고 싶었다. 현실보다는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그시절이 너무나 그리웠다. 물론 내가 모르는 현실이 부모님의 어깨에 얼마나 무거운 무게가 되어 짖눌렀는지 그때는 알 지 못했다. 어른이 되어보니 알겠다. 아내, 남편, 가족과 행복하기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 현실과 타협하고 있는지 말이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비참한지, 얼마나 불안함에 휩싸여있는지, 얼마나 우울감에 잠식되어 있는지 이 세상 그 누구도 관심이 없다고 생각이 되었을때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나를 집어 삼켰다. 그러나 어른인 나를 책임져줄 수 있는건 나밖에 없음을 깨닫고 현실 앞에서 내일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기전에 나를 짖누르는 그 무게감을 이겨내기위해 얼마나 많은 숨을 내쉬었는지 모른다. 깊게 더 깊게 감정을 누르기위해 내 숨도 더 깊게 쉬어보려 했었다.

     불안감, 우울감 등의 내 감정을 공유하고 숨기지 않아도 되고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마음이 가벼워 졌는지 모른다. 내일이면 또 다른 폭탄이 쏟아질 것이지만 서로의 무게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한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했다.

     

    03
     어떻게 항상 행복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럴 시간이 있겠는가. 대부분은 그저 하루를 버티느라 안간힘을 쓰는 것을. 당신도 그런 날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참동안 버티다가 어느 날 아침에 어깨 너머를 돌아보면 당신 혼자다.
     문제가 있다면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행복은 기대치에 따라 결정되며 현재 우리에게는 인터넷이 있다는 것이다. 온 세상이 끊임없이 묻는다. "하지먼 네 삶이 이만큼 완벽해? 응? 이건 어때? 이만큼 완벽해? 아니라면 바꿔!"

     메가 단위로 쏟아지는 수많은 SNS의 화려하고 행복해보이고 나와다른게 빛나는 사람들의 사진들을 보면 괜시리 내가 비참하고 불행하고 그들보다 못한거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불행을 보고 상대적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SNS에서 다른사람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고 나의 행복을 찾기도 힘든데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고 "내가 더 완벽해!"를 증명하다가는 내가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수억단위 조단위 경제단위를 쏟아내는 경제 프로그램을 볼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고, 천청부지로 올라가는 부동산 가격을 볼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고 작아지는 나를 보았다. 결코 그럴 필요가 없던것을. 괜히 시간만 낭비했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가족과 행복하는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세상이 쏟아내는 내것이 아닌 세상에 나를 끼워 맞추지 말자.

     

    04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인생이 이런식으로 흘러갈 줄은 몰랐는데.' 그러면 덜컥 겁이 나기 마련이다.

     20대의 나는 30대가 되면 뭔가 큰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부정확하고 추상적이고 굉장히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30대의 내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니 한없이 초라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 인생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는데

     그리고 40대의 나, 50대의 나, 그 이후의 나를 생각하니 막연하고 겁이나기 시작했다. 30대 중반에 집도 없고, 중고차를 몰고, 모아둔 재산도 없는 나를 보니 비참해졌다. 20대에 생각하던 훌륭한사람, 큰 사람이 아니었다. 독거노인으로 작은방 한칸에서 홀로 늙어가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불안해졌다. 

     인스타그램을 보았다. 같은 연배에 성공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내가 너무 작아보였다. 불안해졌다. 그리고 우울해졌다.

     뉴스를 보니 성공한 청년 사업가들만 눈에 밟혔다. 다시 불안해졌다.

     그렇게 감정의 검은 바다에 나는 빠져들었다. 가장 옆에 아내에게도 누구에게도 이런 마음을 보이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그렇게 혼자서 사라져갔다. 그리고 우리 부부의 관계도 멀어져갔다. 그게 올 여름까지 이어져왔다.

     수면제, 우울증약, 공황장애약 등을 처방받고 아내와 더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미 많이 멀어져 버렸던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하는게 정말 쉽지 않았다. 4년의 시간동안 옆에서 지켜봐오며 슬픔에 흘린 아내의 눈물과 마음의 상처는 생각나지 않은채 미움이 싹을 피웠다. 그렇게 우리는 별거를 하기로 했다.

     별거를 하고 9개월째 되던 어느날, 갑자기 세상이 달라졌다. 한순간의 깨달음이 이런것일까 생각했다.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미안했다. 혼자서 마트를 다녀오는길. 혼자서 산책하던길. 뭘하든 혼자였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야기했다. 내가 오늘은 이런걸 깨달았어. 미안해.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네 미안해. 너무 겁이 났어 다른게 보이지 않았어 나조차 내가 보이지 않았어 미안해.

     그리고 아직도 내 곁에 남아서 웃어주고 사랑해주는 아내가 너무 고마웠다. 이렇게 다시 책을보고 운동도 하고 다른 취미까지 되찾아가고 함께 행복해줘서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게 되었다.

     정말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 줄 모르는게 행복의 이유도 될 수 있음을 한번 더 되새겨 보게 되었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